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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ar

그럼에도 불구하고 컨템포러리는 있습니다.

오랜만의 블로깅입니다. 바빴다면 터무니 없이 바빴고, 나태했다면 좀 나태했지요. 그렇다고 앞으로 '매우 열심히 블로그 활동에 매진하겠습니다!'라 선언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냥 틈나고 생각날 때마다 블로그 하기로 하죠.

 

근 몇 년 간 세간의 클래식에 관한 관심은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맨즈헬스>보다 패션 비중이 높은 모 매체 기자의 증언에 따르면 '클래식 패션을 사랑하는 하이 클라스 모임'도 있다네요. 그 모습을 상상하며 웃어버리고 말았지만, 이런게 실정이라면 실정이겠지요.

클래식 이야기를 꺼내든 까닭은 오늘 설명하고픈 하나의 현상 때문이에요. 이 바닥에서는 '컨템포러리 스타일'이라 칭하는, 굳이 말하자면 어떤 흐름인데 다들 이런 거에 이름 붙여야 직성 풀리잖아요.

이거 그냥 직역하면 '현재의 스타일'입니다. 그리고 그게 전부입니다. 제 생각에 개념적으로는 그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으리라 봅니다. 구차하게 설명을 덧붙이자면 '클래식한 요소들을 현대의 감성에 맞게 재해석한다'는 건데, 헷갈리죠. 앞서 언급했던 클래식 스타일도 사실 까놓고 보면 지금을 살아가는 당신과 우리의 눈높이에 초점을 맞춘 정도니까요. 우리가 입는 것이 고증일 필요는 없잖아요.  

 

Acne 2012 Fall*Winter

 

말로써 '이런 것이 컨템포러리다!'하기는 무척 애매합니다. 그래서 대신 아이템 이미지 하나를 제시하려고요. 위에 보시는 신발은 이번 시즌 Acne가 제안한 첼시 부츠 입니다. 그런데 기존에 알던 첼시 부츠와 어딘가 다르죠? 러닝화의 아웃솔을 클래시컬한 패션 아이템인 첼시 부츠 바닥에 붙였어요. 이 신발에서는 파란색 러닝화의 아웃솔이 현대 문명의 상징과도 같은 거죠. 선이 우아한 첼시 부츠에 캐주얼한 느낌을 믹스한다는 것은 Acne가 추구하는 그런지Grunge와 일견 통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진정 '왜'에 관해서는 디자이너의 상상력에 질문해야겠네요.

 

어쨌건 개인적으로는 이와 같은 시도들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대학시절 '서양 복식사' 시간에 질리도록 보았던 이미지들과 오버랩되는 인간 무리들이 고리타분해 보여서기도 하고요. 또 이런 신선한 생각들은 괜시리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나저나 가격을 까먹었네요. 200불 이상이면 'Free Shipping'이라길래 순간 '혹'했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