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내가 뭘 읽은 걸까?
가볍게 읽힙니다. 간결한 문장 사이사이 어쩌면 블랙 코메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짙은 유머가 깃들어 있어요.
배열 역시 술술 넘어가는데 한 몫 합니다. 빨리 읽어내려가기 미안할 정도로요. 아이러니 하게도 후일담에 작가 김영하는 하루에 두어 문장 정도만 쓸 수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이런 색다른 경험은 오랜만이네요. 다음 문장, 다음 장, 다음 단이 궁금하다가- 놀라다가- 또 궁금해지는 순환의 연속이었어요. 그래서 더 빠져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친구에게 추천한다면 '읽어봐, 괜찮은 소설인 것 같아' 라고 하겠어요.
그런데 작가가 쳐놓은 거미줄에 엮이는 만큼 책을 덮을 땐 무척 허탈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솔직히 다른 감상에 대해서는 말을 못하겠어요.
이상하리만치 어제는 참 책을 읽기 어려운 날이었습니다.
퇴근 시간 이후에도 너무 많은 연락이 왔어요. 그 시간이 저에게는 무척 소중한데 말이죠.
교보문고에서 계산한 책을 들고 나오면서도 '오늘은 한 장 넘기기도 글렀구나!'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위의 사진이 열 식히려 열한 시쯤 들어간 카페에 앉아서 책을 내려놓고 찍은 사진,
그리고 다음은 집으로 돌아와 밤 한 시에 제 방 바닥에 내려놓고 찍은 사진이에요.
다 읽고서요. 그래서 잠들기 전엔 좀 멋쩍게 웃기도 했습니다. 이런 것도 부조리라면 부조리인가 싶어서요.
그나저나 오늘은 뭘 읽을까요..?
추천 - 김영하 팬, 부조리 마니아, '한 달에 책 한 권 읽기'가 목표인데 아직 8월 목표를 완수하지 못하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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