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l Made!
악이 있고, 희생양이 있고, 그를 뒤쫓는 선이 있습니다. 어차피 누군가는 죽어야 하고요. 끝끝내 악은 그 댓가를 받습니다. 스릴러를 대하는 누구든 이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어떻게'이지요. 그리고 얼마나 읽는이의 가슴을 철렁 내려 앉게 하고 매끄럽게 이끌어 나가느냐에 따라 이야기에 대한 평가가 달라집니다.
스웨덴 작가 요 네스뵈의 소설 '스노우맨' 역시 이러한 스릴러의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주인공 캐릭터에 빈틈을 주는 것마저도 공식이라면 공식이죠. 그래도 뻔하지 않고 재미 있습니다. 적어도 저는 참 재미 있다고 생각하며 사흘만에 읽어버렸어요. 자꾸만 책을 펼치고 싶을 정도로요.
무엇이 그렇게 재미 있었느냐. 저는 그 이유를 주인공 헤리가 참 '잘' 잘못짚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해요. 이야기 내내 잘못짚고 그리고선 재빨리 바로잡아 가는데,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속도감 때문에 짜릿함을 느끼기도도 합니다. 사건의 해결이 아직 한참이나 남았어도. 그 사이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가도 다시 뜨거워지고를 반복합니다. 참 흥미롭습니다. 그 덕분인지 헤리 옆에 내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하고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주지도, 수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지도 못하지만 그의 곁에서 '그래 맞아!' 해주는 시덥지 않은 역할을 맡은 엑스트라가 된 듯한 기분이요.
페이스북에 남긴 넋두리에서 처럼, 어떠한 사전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그래서 스릴러라는 사실을 깨닫고 난 후 '덮을까?'를 고민했었지만, 지금은 잘 읽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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