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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음악] 이별의 온도 - 윤종신


연속해서 같은 '음악' 카테고리를 포스팅 하는 것에는 고민이 뒤따랐음을 먼저 밝혀둡니다. 하지만 윤종신 노래답게 가사 훌륭하고 뮤직비디오 마저도 아쉬운 구석 없이 흡족해서, 좀 더 일찍 포스팅하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하고 있어요. 

2010년 4월부터 윤종신은 '월간 윤종신'을 발간(?)해왔습니다. 매달 한 두 곡이 수록된 싱글 앨범을 꾸준히 발표해 왔는데요, 이 노래는 지난 12월에 발매된 '행보行步'에 수록된 노래입니다. 이별 후에 느끼는 감정에 대해 솔직 담백하게 -말 그대로- 털어놓은 듯한 가사가 너무 좋아요. 참고로 12월에 발매된 '행보'에는 그 전까지 '월간 윤종신'을 통해 발표해왔던 노래들을 함께 실어 놓았어요. 윤종신씨가 이 글을 본다면 발끈 하시겠지만(그럴리 있을까 싶기도 하고..), 굳이 '윤종신 콜랙션'을 소장하셔야 하는 분이 아니라면 '행보' 하나로 충분하실 겁니다.


배두나는 포니테일이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사실은 가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어요. 이별이 '그 하루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구'라는 노랫말이 너무 와닿았기 때문이죠. 그럴리 없잖아요. 그렇지만 윤종신이 가사에 부리는 욕심은 이미 세상이 다 안다 해도 무리수가 아니기에, 보노라면 뭉클해지는 뮤직비디오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이처럼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을 보는건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여자는 차를 끌고 다시 자신이 있던 곳인 집으로 돌아갑니다. 마치 짧은 여행을 마치고난 후인 듯, 조금은 피곤해 보이기도 하네요. 집에 들어와 겨우 한 숨을 돌리고나니, 집안 꼴이 엉망입니다. 그간 신경쓰지 못한 탓이겠죠. 옷을 갈아입고 부랴부랴 청소를 합니다. 그리고나서 씻고, 거울을 보죠. 그 동안 자신에게 드리워진 변화에 조금은 놀라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씩씩하게 이겨내는 듯 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던 거겠죠. 마치 이별 후 한동안 잠잠하던 마음이 갑자기 요동치듯, 잔잔하던 연주에 강렬한 일렉 기타  사운드가 등장을 하고 여자는 눈물을 보입니다. 

여자 주인공인 배두나가 집에 들어선 순간부터 집 안에는 윤종신, 유희열, 윤상, 이상순, 장기하로 이루어진 밴드가 자리잡고 있어요. 그리고 여자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설정으로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죠.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밴드라는 것이 포인트에요. 그렇기에 이 뮤직비디오 안에서 진정 제 역할을 해내는 것이죠.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운영중이신 하련솔님의 블로그엔 이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홍원기 감독에게서 들었다는 이야기가 게시되어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하세요(http://mithr.blog.me/90101031996).

개인적으로는 노래를 들으며 자연스레 지나간 이별들을 생각했습니다. 저도 놀랄 정도로 아직까지 애잔한 마음이 느껴지는 사람도 있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