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을 즐겨 찾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자발적으로 무언가 행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탓이기도 하고, 그 때문에 하루씩 미뤄가다 보면 이미 전시가 끝나니까요. 그런 저에게 뜻하지 않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자의적, 혹은 타의적으로 다녀온 최근의 세 전시를 소개해봅니다.
1. 예술가 프로덕션 – 서울 시립 미술관 남서울 분관
김현준_6*500ml 김태중_mania life
전시기간 – 2010년 6월 4일부터 2010년 8월 22일까지
관람시간 – 평일 오전10시~오후8시 / 주말 및 공휴일 오전 10시~오후6시
관람요금 – 무료 (관람 오디오 가이드 무료 제공)
만 레이_앵그르의 바이올린
2. 만 레이와 그의 친구들의 사진 展 – 서울 시립 미술관 서소문 본관
20세기 초, 뉴욕의 다다이즘과 파리의 초현실주의를 대표했던 사진작가 만 레이가 다시 한 번 서울을 찾았습니다. 사진이 ‘기술’ 이상의 의미가 될 수 없었던 시절, 처음으로 사진을 독립된 예술 매체로 격상시킨 만 레이. 이번 전시는 그의 작품과, 그에게서 영향을 받은 50여명의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전시는 세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진행됩니다. 첫 번째로 등장하는 ‘현실의 기록’은 단순히 기록을 위한 사진이지만 그것에는 찍는 사람이 부여한 의미가 아로새겨진다는 뜻에서의 전시입니다. 이어서 등장하는 ‘창작의 세계’는 좀 더 실험적이고 창조적이에요. 객관적인 것을 넘어 관습적인 눈으로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보여주는 예술적 매체로써의 사진을 이야기합니다. 마지막으로 전시관의 세 번째 구역 ‘허구와 상상의 세계’에서는 완벽한 비현실의 세계가 등장합니다. 이중인화, 솔라이제이션, 리터치, 흔들기, 프레임의 재구성, 레이요그램 등의 좀 더 실험적인 방법들로 표현된 작품들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평소 워낙 그의 팬이었던 까닭에 한달음에 달려가 보았던, 개인적으로 가슴 뛰는 전시였어요. 참가한 작가들의 수만큼 관람 동선이 이리저리 꼬여서 힘들었지만, 만 레이의 아카이브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 이겨내기 충분했습니다. 너무 팔이 안으로 굽었나요?
그레고리 크루드슨_아버지
전시기간 – 2010년 6월 16일부터 2010년 8월 15일까지
관람시간 – 평일과 토요일 오전 10시~오후9시 / 일요일 및 공휴일 오전10시~오후8시
관람요금 – 700원 (전시장 입구에서 신분증을 맡기시면 오디오가이드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3. 김범 개인전 – 아트선재센터 (종로구 소격동, 정독도서관 맞은편)
김범_자신이새라고배운돌
김범은 한국의 개념미술에 있어 손에 꼽히는 작가입니다. 이 전시는 ‘당신이 보는 것은 당신이 보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What you see is not what you see.)’를 작품 구상의 시발점으로 하여, 허구성이나 사회적으로 교육된 개념으로부터 탈피하는 다양한 시도를 보여줍니다. 드로잉, 오브제, 설치, 비디오, 책까지 다양한 방식들로 관람하는 이의 고정관념을 자극하죠. 개념미술을 논하는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론에 대한 작가의 깊은 고찰은, 때로는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그 한편으로 충격을 던져주기에 충분했어요. 작품들 대부분이 유머를 머금고 관객을 대하기 때문에 굳이 ‘각 잡고’ 볼 필요 없어 더 좋은 전시라 생각합니다. 삼청동을 오가며 늘 봐오던 곳인데, 앞으로 즐겨 찾아볼만한 곳이더군요. 김치말이 국수랑 와플 드시고 바로 나오지 마시고 한 번 들러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김범_볼거리
전시기간 – 2010년 5월 15일부터 2010년 8월 1일까지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시간 – 화요일 – 일요일 오전11시~ 오후7시 / 오후 2시, 3시, 4시, 5시 전시설명 진행
관람요금 – 3000원 (성인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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