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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ing

변화를 인정해야 할 때...

타는 듯한 뙤약볕을 온몸으로 맞으면서도 잡지는 가을 준비가 한창입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람?'하고 생각하면서도 지금 만들고 있는 책이 9월호니, 저 역시 가을옷들을 만지작 거리고는 있습니다. 


달력에 걸리는 그림만 보더라도 9월은 가을의 시작입니다. 일단 색이 바뀌죠. 그런데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어요. 지금으로썬 올해 9월이 가을스럽기나 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기 과학을 연구하는 친구를 만나 기후 변화에 관해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친구 말에 따르면 중위도 지역의 기후가 열대화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래요. 그렇다고 조만간 가로수가 야자수로 바뀌는 풍경을 보게되는 것은 아니라네요. 겨울은 점점 더 추워진다니까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여름은 더 더워지고 겨울은 더 추워진다는... 무척 난감한 기후가 된다는 거죠. (이것보다 무척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모두 '오프 더 레코드'라 하니...)


이러한 사실을 아는 것인지, 그래서 각 브랜드마다 가을옷 출고 시기를 늦추고 있습니다. 뭐 서둘러 '깔지' 않아도 될 정도로 순발력 좋은 물류 시스템이 뒤에 있으니 걱정할 것 있나요.그 밖에도 많은 요인들을 꼽을 수 있을 겁니다. 실제로 작년 경우만 하더라도 9월보다는 10월 광고 집행이 더 많았으니, 이러한 기후 변화는 '기정 사실화'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뭐 어쨌건 제 입장에서는 좀 야속하긴 해요. 


덕분에 패션 에디터들과 어시스턴트들에게는 불똥이 튀었으니까요. 기획은 모두 가을 트렌드에 맞춰져 있는데, 아이템이 없으니 머리가 뽀개질 듯한 고통을 느끼게 되는 거죠. 게다가 남성지가 늘었다는 사실... 


뜬금 없이 이런 이야기 하는 이유는... 뭐 이달 촬영 망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때문에 9월이 그리 가을스럽지 않은 건 모두가 아는 현실이 되어버렸는데, 굳이 습관적인 사고에 얽매여 무조건 가을옷으로 도배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여러모로 복잡한 생각들이 뒤엉킨 채로 오늘도 잠을 청하러 갑니다. 


아 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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