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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ing

[칼럼] 그놈의 핸드폰이 뭐라고...

By_Editoreal

 

때론 남친보다 나을지도..

 

지금 사용중인 삼성의 미라지를 처음 구입할 때만해도 스마트폰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도시남녀의 전유물이었습니다. 저에게 스마트폰은 어디서든 문서작성을 하고 첨부파일을 열어보고 이메일을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환상적이었어요. 약간의 투정과 허세를 섞어서 즐겨 말하길, 에디터라면 달리면서 생각하라고 하니까요. ‘미라지를 손에 넣은 후부터는 선배가 원고 줘라고 해도 허겁지겁 서둘러 컴퓨터 앞에 앉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거짓말 좀 보태 말하자면) 21세기를 살고 있다는 느낌까지 들더군요.

 

나의 첫 스마트폰 '미라지'

 

하지만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납니다. 어느 순간 생각해보니 주변 사람의 절반 이상은 아이폰을 사용하는 것 같았어요. ‘핸드폰으로 이런 일이 가능할까?’라고 했던 것들이 이미 눈앞에서 이루어졌으니까요. 그러니 저도 혹했나 봅니다. 어느새 아이폰 관련 보도 들에 집중적으로 클릭했고, 해외의 리뷰, 전문가들의 블로그, 사람들의 입소문 등등등에 집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을 제외한 7 30일의 발매 발표는 저를 끝없는 나락으로 끌어내렸죠.

 

그런데, 대체 나 왜이러지?

 

우연하게, 기적적인 자각을 하고 나니 그때부터 이상하게 보이기 시작한 것은 조금 전의 제 모습을 닮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대체 뭐가 대수라고 그렇게 편을 갈라 싸우고, 웰 메이드 서스펜스를 만들고 또 열광하는 건지생각해보세요. 누구 말마따나 어떤 날에는 시계에 불과한데, 그리고 우리가 그렇게 손가락 끝에 핏대 세우며 싸워봤자 결국 굿 보고 떡 먹는 쪽은 기업인데 말이죠.

 

우린 서로를 그리워했던 거야ㅠ_ㅠ

 

핸드폰이 주머니 속의 시계에 불과했던 이들에게 실제 생활과의 원근을 따지지 않더라도 즐거움을 주는 존재가 최근의 스마트폰입니다. 추세로 보았을 때 분명 앞으로의 핸드폰의 모습은 버스폰이라고 하더라도 지금의 스마트폰의 기능을 포함한 것이 될 거라 봐요.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까닭과 같은 맥락이죠. 굳이 편리함을 마다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반드시 생각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스마트폰도 결국엔 인간이 생활의 편리를 위해 사용하는 도구일 뿐.

 

 

처음 저의 아버지께서 핸드폰을 사셨던 그 때를 떠올려 봅니다. 지금 생각해보자면 벽돌만한 사이즈가 우습지만 그 당시에는 충격이었죠. 문자도 프롬프트를 일일이 방향키로 옮겨가며 써야 했었어요. 그런데도 그게 신기했었죠. 그런데 그 핸드폰 지금 아버지 서재에 처박혀 있습니다. 켜켜이 쌓인 뽀얀 먼지들과 함께.

기술은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고, 지금의 영광은 곧 과거의 특이사항 정도로 전락하게 됩니다. 냉정하게 말해 생명을 지닌 사람이 아니라면 영속적인 가치를 지닐 수 있는 것이 또 무엇이 있을까요?

 

그러니 제발 열 올리지 맙시다.

 

옷을 잔뜩 쇼핑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그때만큼은 뿌듯하지만, 계절이 지나 온 방안을 어지럽히고 있는 그들을 바라보자면 괜한 근심거리를 돈 주고 사왔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법정스님이 괜히 무소유를 말씀 하신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속세의 우리는 소비랑 동떨어져서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 소비는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죠. 이제는 이건 에쓰전자의 음모다!’, ‘애플빠는 답이 없다라는 식의 댓글에 휘둘리지 말자구요. ‘대중은 우매하다는 생각으로 마케팅하는 기업들에게 퍽이나!’를 외칠 줄 알아야죠. 자기 소신껏 삽시다. 핸드폰도, 그리고 소중한 우리 인생도.

 






추신 : 갤럭시 샀다고 바보 아니고, 아이폰 샀다고 대세와 함께 가는 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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