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무렵으로 기억해요. 그때도 겨울. 손 등의 피부가 일어나는 느낌이라 뭔가를 발라야겠다고 생각하고선 핸드크림을 사려고 화장품 가게로 갔었죠. 뭐가 좋은지 알 수 없어 어느 걸 사야할까 고민하던 중에 그 무렵 텔레비전 광고에서 보았던 뉴트로지나 핸드크림을 발견하고 테스터를 발라봤어요. 근데 그 끈적한 느낌이 그때는 그렇게 싫더라구요. 딴에는 '나중에 나이 들어서 할아버지 되면 그때나 써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다른 핸드크림을 집어들고 나왔던 경험이 있어요.
'규칙이 없는 것이 삶의 규칙'인 탓에, 완전히 황폐화 된 지금의 피부를 생각하자면 눈에서 땀이 좔좔 흐릅니다. 또 커피를 입에 달고 살았는데, 커피가 그렇게 피부 건조화를 부추긴다면서요? 알면서도 방관하던 중에 다시 겨울은 왔고, 피부는 날이 갈 수록 건조해지기만 하고...
때마침 전에 엄마가 주셔서 사용하던 핸드크림이 바닥을 드러냈길래, 쉐이빙 폼이랑 모이스춰라이저 사러 갔을 때 뉴트로지나 핸드크림을 집어 들었어요. 거의 본능적으로.
나흘 째 쓰고 있는데, 예전엔 끈적하다 느꼈던 그 느낌이 지금은 싫지 않네요.
투자 대비 충실한 효과를 생각하자면 기뻐해야 하지만...
왜 나는 슬플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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