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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ar

[Collection] 2011 S/S Men RTW <Junya Watanabe>



성도 높은 하나의 쇼를 보고 나면 디자이너에 대한 존경, 다가올 계절에 대한 설렘, 그리고 이어질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 등이 머리 속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다양한 여름용 체크를 런웨이에 등장시켜 좋은 반응을 얻었던 작년 컬렉션 때문일까요? 디자이너 리스트에서 <준야 와타나베>라는 그의 이름을 발견하는 순간 확인을 망설일 수 없었죠. 크리틱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하는 제가 이 정도이니, 충성도 높다는 그의 팬들이 어땠을지는 별도의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합니다.

일본 열도 중에서도 태평양에 인접한 후쿠시마 출생의 디자이너라 그럴까요? 준야 와타나베의 컬렉션은 바다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는 듯 합니다. 차가운 바다 위의 어부들을 감싸주던 대표적 겨울 아이템인 더플 코트가 봄의 버전으로 등장시선을 끌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모델들의 애티튜드도 젠 척이 아닌 바다 사람의 거친 느낌이었어요. 한편 햄 라인 패턴이 둥글게 표현된 재킷에는 컨트라스트가 강한 스트라이프 패턴이 적용되어 발랄한 느낌을 줍니다. 전체적으로 뉴트럴 톤의 컬러감을 보이는 가운데, 메인 컬러로는 크림 혹은 아이보리 톤의 화이트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비평을 위한 비평이 될 것 같아 조심스럽기도, 또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 수도 있습니다만 다가올 시즌의 준야 와타나베 컬렉션은 그리 유쾌한 느낌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이미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니즈를 반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이것이 준야 와타나베만의 아이덴티티다라 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반문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센세이션을 일으킨 아이템도 고정된 틀 속에서 거듭되다 보면 진부화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겠죠. 컬렉션을 보는 일이 틀린 그림 찾기가 되면 그때부터는 지루해질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