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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그야말로 '병맛'이 대세!!!

 

병맛 : (명사) 병신 같은 맛 (위키피디아 참조. 그러고보니 병맛은 공감각적인 이미지네요! (벌써 병맛-_-^))

 

저도 모르는 어느 순간부터 병맛이라는 단어를 종종 쓰곤 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병맛이라는 말의 시작은 재미였지만, 이제는 더 이상 어쩌다 나온 인터넷 신조어가 아니라는 거에요. 이미 하나의 문화로 그 영역을 넓혀가는 병맛 코드에 대해 몇 자 적어 봅니다.


'기승전병'의 서사구조를 가진 이말년 시리즈

 

그 사회를 나타내는 거울 - 언어

당연한 이야기지만 언어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합니다. 시대의 흐름이라는 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이겠죠. ‘신조어라는 단어자체도 구분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말이잖아요. 하나의 단어가 신조어라는 대명사로 불리고, 또 그 이름표를 떼기 위해서는 많은 사회 구성원들의 공감이 필요합니다. 공감을 얻지 못해 사용되지 않는다면 곧 사라지겠지요.

 


시대의 단상과 충격, 그리고 리액션

인터넷은 정보의 보급을 용이하게 했습니다. 여기에는 익명성이 작용했고, 이는 누설과 폭로에 대한 금기가 변화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이는 어느 정도 지식과 정보의 평준화에 기여하게 되요. 굳이 어떤 지위에 오르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더라도 알건 다 알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집니다. 여기까지라면 참 좋겠지만, 관심과 선망의 대상이던 과거의 일류가 대중의 높아진 지식 수준에 의해 쭉정이가 되어 세상 만천하에 공개됩니다. 허점투성이의 일류기업, 소수를 위한 공공정책, 말도 행동도 불량한 정치인, 노래를 못하는 가수 등의 모순이 한데 묶이는 현장을 눈앞에서 목격하게 되죠. 오히려 모순의 주인공들은 보란 듯 떵떵거리면서 잘 지냅니다.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느끼는 허탈감이 클 수 밖에요.

 



대중의 역습 - 패러디

앞서 말한 단상에 반대표를 던지는 표현의 방식이 패러디와 같은 희화화가 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흐름일지도 모르겠어요. 딱 꼬집어서 말했다가 돌아오는 것은 처벌이니까요. 때문에 아주 작은 조각이나마 현실에 답답함을 호소하는 대중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이들이 주목 받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희화화는 영역을 확장하죠. 사회 정치적인 문제에 한정하지 않고 생활 전반에서 느끼는 아이러니들을 희화화한 각종 게시물들이 인기를 얻게 됩니다. 이로써 병맛 코드가 자연스레 자리잡게 된 것이라 생각해요.




 

병맛 코드의 계보

따지고 보면 병맛 코드가 마른 하늘에서 떨어진 날벼락 같은 것은 아닙니다.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는 행위는 과거에도 있었죠. 이미 우리 조상들이 풍자와 해학에 강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네요. 그리고 부조리 코드를 담은 문학이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시절도 있었어요. 허무주의라는 사조도 있죠. 우리가 지금 병맛이라고 일컫는 것들은 앞으로 또 다른 모습으로 진화하겠죠? 바람이 있다면 희화화하는 쪽이든, 당하는 쪽이든 눈살 찌푸리는 방향으로는 변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 정도.